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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죽하면'무엇이 달라질까?

by 몽빵돌이 2022.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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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재료의 혼합에서 화합물로

우선 제빵의 가장 첫 공정인 '반죽하기'작업부터 설명하겠습니다. 개고 치대며 반죽을 만드는 것을 '믹싱'이라고 부른다. 이때 밀가루를 비롯한 반죽 재료가 잘 섞이며 빵의 골격을 이루는 글루텐을 형성해 빵 반죽이 된다. 반죽은 서서히 완성되기 때문에 믹싱 공정은 기본적으로 4 단계로 분류할 수 있다. 

제1단계 

재료 혼합 단계(Blend Stage)다. 주원료인 밀가루, 물, 이스트를 비롯한 각 재료를 균일하게 분산시켜가며 혼합한다. 설탕, 소금 등 수용성 화합물은 가수분해하기 시작한다. 이 단계에서는 아직 글루텐이 생기지 않아, 반죽이라고 부르기는 힘든 상태다. 

 

제2단계

반죽이 되기 시작하는 단계(Pick-up Stage)다. 물의 일부가 밀가루 속 단백질에 흡수되어 결합수가 되고, 다른 재료도 같이 흡착되면서 점점 반죽이 되어간다. 반죽을 잡아당기면 잘 찢어지는 상태로, 반죽 표면이 끈적끈적하다. 

 

제3단계

반죽의 물 빠짐(수화) 단계(Clean-up Stage)다. 믹싱하면서 서서히 그루텐이 형성되어 반죽의 수화가 일어난다. 반죽 표면에 떠오른 상태로 붙어 있는 미세한 물방울이 반죽에 흡수되어 반죽 표면이 끈적거리지 않게 된다. 유지를 넣기 전에 이 단계를 완성하는 것이 좋다. 반죽 표면에 물이 유리(물 분자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상태)되어 있으면 무롸 유지가 서로 튕겨내기 때문에 유지 침투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제4단계

반죽의 결합, 완성단계(Development/Final Stage)로, 반죽의 수화 및 산화와 함께 글루텐이 충분히 발달해서 입체적인 그물 구조가 된다. 반죽에 탄력이 붙고, 표면은 매끈하며 광택이 나는 상태다. 부드러운 반죽이면 일부를 떼어내 천천히 밀었을 때, 나중에는 손가락 지문이 보일 만큼 얇은 막이 된다. 참고로 너무 심하게 반죽하면(오버믹싱) 제 2단계 때부터 상태가 달라진다.

 

제 5단계

반죽의 렛다운 단계(Let Down Stage)인데, 글루텐의 탄성이 약해지고 반죽의 신전성이 높아지며, 반죽 속의 유리수가 표면에 새어 나온다. 다만 이 단계에서 잘 수습해준다면 반죽은 다시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제 6단계인 반죽의 파괴 단계(Breake Down Stage)가 될 때까지 계속 오버믹싱 한다면 반죽이 흐물흐물해져서 잡아도 뭉쳐지지 않고 아무리 수습하려고 해도 회복이 불가능하다. 

반죽은 제 1단계에서 제 4단계까지 진행되면서, 다양한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이를테면 물은 밀 단백질에 흡수되면서

자유수에서 결합수로 바뀌고, 단백질은 펩티드 결합과 시스틴 결합(s-s결합), 공유 결합을 거듭하면서 고분자인 글루텡을 형성한다. 또 설탕의 가수 분해로 생긴 포도당과 과당을 이스트가 대사하여 알코올 발효한다. 이러한 화합물이 마침내 빵의 골격이 되고, 반죽이 팽창하는 데 필요한 가스원이 되는것이다. 

 

2.빵반죽의 탄성과 점성

밀가루에 포함된 주요 단백질에는 알부민, 글로불린,글리아딘, 글루테닌까지 총 네 종류가 있다. 그 중 글루텐 형성 및 그 물성에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은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인데, 모든 단백질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글루테닌은 물, 중성염수용액, 알코올에 녹지 않고, 고분자량(HMW) 글루테닌과 저분자랑(LMW)글루테닌인 서브 유닛으로 나눌 수 있다. 고분자량 글루테닌과 저분자량 글루테닌 둘 다 시스테인잔기를 끝에 가지고 있고, 분자 사이의 시스틴 결합에 의해 거대한 글루테닌 분자를 형성한다. 글루테닌은 탄성이 많아 분자의 크기, 분자량의 크기가 빵 반죽의 탄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글리아딘은 하나의 폴리펩티드 사슬 구조로 역시 시스테인잔기를 가지고 있는데, 글루테닌과 달리 같은 분자 내에서 시스틴 결합을 형성한다. 그때 접히는 효과가 일어나면서 1개의 글리아딘 단위체가 마치 경단처럼 한 덩어리가 된다. 또 글리아딘은 탄성은 없지만, 글루텐의 점성에 크게 관여한다. 또 수용성 단백질인 알부민도 시스테인잔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부가적인 구조로 글루텐 형성 증가에 관여하며 글루테의 성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본다.

단백질 이외에 점탄성과 관련 있는 성분으로는 밀가루 속에 2~3%함유된 펜토산도 들 수 있다. 다당류인 펜토산은 수용성과 불용성으로 나뉜다. 특히 수용성 펜토산은 점착성과 흡수성이 높고, 글루텐의 신전성을 개선해준다는 보고도 있다. 또 믹싱하면서 친수성기를 가진 당지질, 인지질 등 응집성 높은 분자도 펜토산과 함께 글루텐 사이에 침윤하여 글루텐의 신장성을 높인다. 

식염(염화나트륨)은 빵에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기본 재료로, 식염의 작용에는 짠맛 공급, 효모 등 미생물 증식 속도 억제에 의한 발효 조정, 글루텐 조이기 효과 등이 있다. 예컨대 식염을 넣지 않고 만든 빵 반죽은 끈적끈적하면서 축 늘어지는 느낌이다. 발효 속도와 반죽의 팽창 속도는 빠른 반면 글루텐 조직이 강화되지 않아 가스 보유력이 약하기 때문에 반죽의 버스트가 빨라진다. 버스트란 마치 타이어에 펑크가 난 것처럼 글루텐 네트워크가 붕괴되면서 반죽 표면이 터지고 내부 탄산가스가 방출되어 빵 반죽이 다운(볼륨이 없어지는 것)되는 것을 말한다. 

한편 식염을 첨가하게 되면 반죽에 탄력이 확 붙고 끈적거림이 줄어드는 현상이 일어난다. 탄성(항장력)이 강화 되고 점성은 약화되기 때문이다. 최근 연구에서 반죽 속의 소금(염화나트륨)이 글리아딘에 작용하여 수용성으로 변하게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수용성이 된 글리아딘이 증가하면서 글리아딘의 점성이 감소하기 때문에 반죽이 덜 끈적거리게 된다. 식염의 또 다른 효과는 글리아딘과 글루텐 사이에서 글리아딘 응집력을 높여, 반죽이 탄력있게 조여 들도록 하는 것이다.  이처럼 글루테닌, 글리아딘, 수용성 단백질, 소금 등의 영향 때문에 반죽의 탄성과 점성이 균형 있게 유지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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