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방스와 사부아(provence and savoie
리즈와 나는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짧은 휴식을 취한 다음, 리처드가 자주 언급했던 베이커를 찾아 프랑스 알프스로 향했다. 우리는 내 멘토의 멘토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그동안 리처드에게서 들은 이야기들 덕에 내 머릿속은 이미, 나무를 때는 거대한 오븐과 작업대에 내려놓기 전에 공중에서 성형해야만 할 정도의 진 반죽에 대한 이미지로 가득 차있었다. 문득 마법사의 제자 같은 이미지도 떠올랐다. 실제로, 머지않아 내 손에 빗자루가 들리긴 할 것이었다. 그리고 아마 매 시간마다 그 빗자루로 베이크숍을 청소 하고 있을 터였다. 우리는 리처드처럼 도시 외곽 숲에서 캠핑을 하지는 않았지만 프로방스에서 다니엘 콜린(Daniel Colin)과, 사부아의 부르주 알프스 지역에서 패트릭 르포트(Patrick LePort)와 일하는 동안 프랑스의 전원 생활에 푹 빠져 들었다. 프로방스 기차역에 도착해서 만난 다니엘은 우리가 오래된 와인 농장을 소유하고 있는 친구와 함께 머무를 수 있게 해주었다. 넓은 면적에 잔뜩 뒤틀린 포도나무들이 가득한 와인 농장은 군데군데 황폐해져 있었다. 리즈와 나는 매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농장을 가로지르며 목동을 지나 베이커리로 갔다. 리즈는 파티시에와 함께 페이스트리를 만들고, 나는 블랑제와 같이 일했다. 다니엘은 내게 미국 재즈 역사를 알려주는 것을 몹시 좋아했는데 , 그의 마일즈( Miles),몽크(monk),밍거스(Mingus),콜트레인(Coltrane),그리고 빌 에반스(Bill Evans)같은 재즈 마스터들의 레코드판 콜렉션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우리는 커다란 빵과 여러 통의 파테(Pate), 그 지역 특산품으로 물보다 저렴했던 로제 와인을 마시며 지냈다. 특별한 시간이었다. 처음 몇 주 동안 '미국에서 온 이방인'인 나는 다니엘의 숍을 ㅊ어소하고 뜨거운 물에 인스턴트커피를 타는 일 정도만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의 반죽 성형 기술을 인정 받게 되었다. 나는 리처드와 함께 했던 힘든 시간들을 통해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배웠는지 새삼 깨달았다. 다니엘은 축축 늘어지는 반죽을 솜씨 좋게 다루는 나를 보며 많이 놀란 듯했다. 전통적인 홈베이킹에서는 큰 기술을 요하지 않지만, 대량으로 만드는 베이커리에서 진 반죽을 다루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프렌치 베이커리의 영업일 가운데 직원들의 휴가 일정을 조율하고 인력 배치를 고민하는 문제에서 내가 대체 근무가 가능한 뜻밖의 구세주가 되면서, 나는 빠르게 동료들과 친구가 되어갔다. 우리는 반년동안 다니엘의 블랑제리 아티장에 있었다.
우리가 알프스로 떠날 준비를 마치자, 다니엘이 자신의 차로 데려다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그는 보르도로 우회해서 가는 길에 자신의 아버지를 뵙고 싶다는 뜻ㅇ르 비쳤는데, 우리에게 시간은 ㅊ우분했다. 우리가 떠나는 날, 그는 아버지를 위한 특별한 브레드를 만들었다. 보통보다 수분이 더 많이 들어간 진 반죽에 1차발효 시간을 매우 오래 두고 아주 높은 온도에서 진한 색이 나올 때까지 구운 것이었다. 내상에는 진주 빛 커다란 구명들이 송송나고, 빵이 식으면서 껍질이 갈라졌다. 베이킹이 마무리되자 브레드는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버지에게 드릴 브레드를 담으며 다니엘이 말했다."나는 항상 이런식으로 나만의 브레드를 만들었지, 그렇지만 손님들은 이런 것을 원하지 않아"그것은 엄청난 연구 끝에 만들어진 급진적인 브레드 였다. 나는 오랜 혼이 담긴 브레드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다니엘이 그의 아버지를 위해 만들었던 브레드들은 내 마음속에 강렬하게 자리 잡았다. 나는 어디에서도 그런 빵을 본 적이 없었다. 브레드를 가득 실은 그의 푸조 터보 왜건이 속도를 내며 프랑스를 가로 질러 서쪽으로 달리는 동안, 그는 자신이 만든 브레드와 같은 브레드를 만들었더 작은 해안가 마을의 한 베이커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메도크에 있는 그의 베이커리는 원룸 숍으로 한쪽 벽에 브레드를 올려놓는 널 빤지 선반과 나무를 때는 오븐이 있다고 했다. 문밖에는 종이 하나 있는데, 오후에 이 종이 울리면 곧 오븐에서 저녁 식탁에 올릴 따끈따끈한 브레드가 나온다는 뜻이었다. 이것은 내가 지금껏 알고 있엇떤 베이킹 일정에 대한 상식을 뒤집어 놓았다. 저녁을 위한 신선한 브레드는 내 이상에 완벽하게 들어맞았고, 아침에 신선한 빵을 내 놓아도 사람들은 그것을 썰어 토스트기에 넣을 텐데 왜 빵을 아침에 내놓기 위해 밤새 일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단번에 해결해 주었다. 그 베이커의 이름은 끝내 알 수 없엇지만, 그에 대해 말할 때마다 나는 언제나 그를 ' 경이로운베이커'라 부른다.
사부아로 가는 길에 다니엘은 부아쟁(Voisin)이란 인물도 이야기 해주며 만나보게 했는데, 그는 다니엘과 패트릭에게 나무를 때는 스택트덱 오븐을 디자인하고 만들어주었으며,'경이로운 베이커'의 오래된 오븐도 고쳐주었다고 했다. 딱히 말은 잘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앛미식사로 자신이 직접 만든 푸아그라와 소테른 지방의 백포도주를 즐기고 있던 중에 우리를 기꺼이 맞아주었다. 우리는 나무 보트가 있고 산딸기가 가득한 야외에서 함께 식사를 하며 프랑스의 오븐 제조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니엘은 우리를 패트릭 르포트의 베이커리인 블랑제리 사부야드(Boulangerie Savoyarde)에 데려다주었고, 리즈와 나는 마치 여행에서 돌아온 가족이라도 되는 것처럼 다정한 환대를 받았다. 우리는 알프스의 뮤즐리(museli)와 토속 스펠트(spelt)로 만든 브레드를 먹으며 지냈고, 쉬는 날 밤이면 한 번씩 라클렛(raclette)을 먹었다. 리즈와 나는 그곳의 일과 음식, 오후의 하이킹을 몹시 사랑했다. 우리의 하이킹은 주로 몇몇 베이커들이 젖소와염소를 키우며 전통적인 방법으로 계절마다 그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치즈를 얻는 알프스 고지대의 목장을 다녀오는 것이었다. 동료 베이커들과 점점 친해지면서 우리는 서서히 마음을 붙였다. 그러나 막상 우리가 그것에 정착할 생각을 나누자, 프랑스 동료들은 반대의 뜻을 이야기 했다. 그들은 젊은 베이커인 내가 베이킹을 위해 해온 수고와 희생에 대해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더더욱 미국으로 돌아가 나만의 브레드를 마들라고 조언했다. 프랑스에서 내가 배우며 보낸 시간은 버든이 가르쳐준 전통의 역사적인 흐름 속으로 나를 이끄는 중요하고도 큰 교훈이 되어있었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베이커 견습생이 자신의 베이커리를 열려면 최소 20년이 걸렸다. 젊은 베이커가 독립하는 것은 세대를 잇는 전통을 거스르는 일이었다. 프랑스 베이커들은 사람들이 원하는 유형의 브레드를 만들어야만 하는 전통을 강요받았다. 커다란 구멍이 송송 난 채 진하게 구워낸 커다란 브레드는 이때의 기준으로 보면 '좋은브레드'가 아니었다. 비록 그 기준 역시 시간이 가면서 변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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